천연두, 인류가 최초로 정복한 감염병
기록의 시작
천연두의 기원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고대 이집트, 인도, 중국 등의 유적에서 발견된 유물과 문헌을 통해서 기원전 수천 년 전부터 존재했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라메세스 5세 미라에서는 얼굴과 피부에 천연두로 인한 병변으로 보이는 흔적이 발견되었고 이것은 인류가 천연두와 오랜 기간 함께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습니다. 고대 중국과 인도 문헌에서도 비슷한 피부 병변과 고열을 동반한 질환에 대한 기록이 존재하고 이 질환의 임상 양상과 일치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원후 4세기경 인도에서 이것을 masurika로 불렀고 전염성과 발진 그리고 생존자의 피부에 남는 흔적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중세 유럽으로 들어오면서는 이 질병은 도시 밀집 지역과 인구 이동이 활발한 상업 중심지를 중심으로 더욱 넓게 확산되어 갔고 10세기 이후 유럽 전역에서 주기적으로 유행을 기록하게 됩니다. 천연두는 문명 교류와 인구 이동에 따라서 전파된 대표적인 감염성 질환임을 나타냅니다.
어떻게 전 세계로 확산되었나
천연두는 중세와 근세 유럽에서 광범위한 영향을 남긴 감염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나 15세기말 본격적인 대항해 시대는 감염성 질환이 퍼져나가는 것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유럽에서 발생한 이 질환은 신대륙 정복과 함께 미주 지역으로 전파되었고 16세기 초에는 에르난 코르테스와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아즈텍과 잉카 문명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유럽인들이 가져온 감염성 질환은 이것에 면역이 없던 현지 원주민들에게 대규모 피해를 발생시키게 되었습니다. 일부 자료에 따르면 당시 원주민 사회는 이런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인구 감소를 겪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군사적인 요인뿐만이 아니라 보건 위기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줍니다. 이 질환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도 반복적으로 유행하며 각 지역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고 지역사회의 건강 여건과 일상생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증상이 회복된 후에도 외형적인 흔적이 남아 사회적으로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해지기도 합니다. 이 시기부터 일부 지역에서는 이 질병에 대한 경험적 대응 방식이 시도되기 시작했는데 중국, 인도, 오스만 제국 등에서는 이미 17세기 전후로 예방을 위한 대응법이 일부 시도 되었고 이것은 이후 공중보건적 접근방식의 시초가 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당시 과학적 기반이 부족했던 점을 고려했을 때 제한적인 결과였지만 질병 예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할 수 있습니다.
퇴치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전환점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는 이 감염성 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시작된 시기로 평가되는데 이때 도시 위생의 중요성이 부각되었으며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위생관리와 격리, 의심 사례 보고 등의 방식이 점차 표준화되어 갔습니다. 각국의 정부는 이 질병 대응을 국가 보건정책의 핵심 과제로 설정하였고 감염률을 낮추는 성과를 보이게 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1967년 전 세계적인 차원의 천연두 퇴치 캠페인을 시작하였고 이것은 전 지구적 감시체계와 감염지역의 추적, 현장 대응팀 파견 등 종합적인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하였습니다. 중점적 대응 방안은 의심 사례의 신속한 식별과 대응으로써 그 결과 1977년 소말리아에서 마지막 자연 감염 사례가 보고 되었으며 1980년 세계보건기구는 천연두의 세계적 퇴치를 공식 선언하게 됩니다. 자연 발생 사례가 종료된 것으로 기록되며 국제 보건 협력의 상징적인 성과로 평가받게 됩니다. 이 감염성 질환의 정복은 단지 의학적 성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공 보건 체계가 국제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대응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진화하였는지 중요성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날 이 감염성 질환은 실험실 보존 샘플 외에는 더 이상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었지만 그 역사적 의미와 인류에게 남긴 교훈은 뚜렷합니다. 이는 단순한 질병 대응을 넘어서 인류가 지식과 협력을 통해 생물학적 위협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입니다.
*출처(대한감염학회 감염병 역사자료,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WHO 등)